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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위기와 사회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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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고공행진은 끝이 없는 것 같다. 지난 5년 간 5배 오른 국제유가는 이제 배럴당 130달러대를 넘고 있다. 배럴당 200달러 유가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을 지나치다고 나무랄 용기도 없다. 걱정하던 에너지 위기가 이미 온 것 같다. 유가수준이 120달러 이상이면 실질가격 기준 1989년 종전 최고가격 수준을 넘게 되므로 위기로 보아도 좋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이미 위기의 효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식량 등 천연자원 가격급등과 경제 전반에 걸친 생산성 저하가 바로 그것이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입물가도 전년 대비 50% 이상 올랐다. 고유가 ‘피로’ 누적 현상이 바야흐로 인플레이션으로 나타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국제금융위기 이래 범세계적 불황뿐 아니라 유가 추가상승이 예고되었다. 지난해까지 국제 유가상승은 70%쯤이 수요증가에 의한 것이고 나머지 30%가량은 공급차질에 의한 것이었다. 지난 70년대 석유 위기 경우와는 정반대의 상승구조를 가진 것으로 전문기관이 분석했다. 그런데 묘하게도 요즘 유가상승 추세는 갈수록 70년대 경우와 닮아가고 있다. 석유 위기 도래의 또 다른 증거일 것이다. 위기 지속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이러한 가운데 원유전량 수입국인 우리나라의 처지는 불문가지이다. 지난해까지 유가 10달러 상승은 우리 국제수지적자 80억달러 내외, 성장률 하락 1% 정도, 2% 내외 물가상승을 유발했으나 앞으로는 더 큰 불황과 물가급등 현상을 동반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4%대 저성장, 5%대 이상의 고물가에다 사회갈등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빈곤계층일수록 에너지 비용의 상대적 과다지출로 더 많은 고통을 받는 속칭 ‘에너지 빈곤’(Energy Poverty)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에너지 비용이 소득의 10% 이상인 에너지빈곤 가구가 이미 전체 가구의 7%를 넘어 계속 증가하고 있다. 고유가시대에 대체재가 거의 없는 생존 필수재화인 에너지 시장의 특징이다. 이를 재확인하는 것이 지난 18년간 물가가 2배 오를 때 휘발유는 5배, 경유는 10배가량 올랐다는 통계청의 발표이다. 특히 화물차와 영세기업들의 ‘생계형 연료’인 경유가격 급등이 에너지 빈곤 문제를 더 가중시킬 수 있다. 수요 확대가 더 큰 경유가격의 상대적 급등은 완전 국제 개방된 국내시장 여건에서는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 역시 일정 부분 이해될 수 있다. 고유가 시기일수록 생존필수재인 에너지의 공공재적 기능을 더욱 존중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시장실패 보완을 넘어 지속가능한 사회구축을 위한 중요한 논리적 기반이 된다. 따라서 적절한 수준의 정부 재정기능의 도입은 언제나 합리화될 수 있다. 예컨대 30조원에 가까운 유류세제의 전반적 조정이 어렵다면 전체 지출의 40%를 점하는 교통세 비목의 지출 목적을 변경하여 당분간만이라도 도로건설 대신 경유 소비자들이 겪을 에너지 빈곤 문제 해결에 전용할 수 있다. 에너지란 본래 따뜻한 것이다. 따뜻한 마음으로 모두 조금씩 양보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 경향신문 2008.05.27 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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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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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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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시대’ 열어야 할 18대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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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후 30일이면 18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다. 폐업을 앞둔 17대 국회는 의정 사상 최초로 총선 후에도 낙선의원까지 참석하는 임시국회를 열어 시급한 국정 현안을 논의하는 국민의 대표기관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안을 제출해 표결 끝에 부결하더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위해 임기 마지막 날인 29일까지 국회를 연단다. 헌정 사상 가장 열심히(?) 일한 국회로 기록될 듯하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그러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던 국회는 결국 본회의 한번 제대로 열지 못하고 파행으로 치닫고 말았다. 끝내 극단적인 여야 대립과 갈등 속에서 수많은 민생법안을 폐기한 채 여당 단독 국회로 막을 내림으로써 국민들은 벌써부터 새로 출범하는 18대 국회가 과연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17대가 국회도 출범할 때 국민의 기대가 컸다. 비록 2004년 3월 헌정 사상 초유의 탄핵 여파로 열린우리당이 과반을 얻긴 했지만 여당이 선거를 통해 안정적인 의석을 차지한 것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더구나 대대적인 정치권 물갈이로 초선 의원 비율이 62.5%에 달해 국민들은 국회가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 줄 것으로 사뭇 기대했다. 물론 수치상으로 보면 17대 국회는 이전 국회에 비해 왕성한 입법 활동을 한 것 같다. 입법 활동의 대표적인 기준인 의원 발의 법안 처리 건수가 3250건이 넘어 16대에 비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이런 외형적인 모습과는 달리 17대 국회가 임기 말까지 파행으로 치달은 것은 여야 간은 물론 소속 정당 내에서조차 의원들 간에 소통이 제대로 되지 못한 탓이다. 이로 인해 민의의 대변은커녕 입법 활동도 원활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국회는 기본적으로 말을 통해 상호 소통하는 회의 공간이다. 영국에서 의회는 파러먼트(parliament)로 불리고 있으니, 이는 '말하다'를 뜻하는 파를레(parler)에서 유래됐다. 국회는 유권자의 선택으로 선출된 국민의 대표들이 모여 입법행위를 한다. 그 과정에서 의원들은 말을 통해 토론과 협상을 하고, 이런 결과를 법안의 형태로 만들게 된다. 이 때문에 국회에서 행한 의원들의 발언은 면책권이 주어지며, 회기 중엔 현행범 이외에는 체포나 구금되지 않는 특권까지 누리게 되는 것이다. 그런 만큼 18대 국회는 우선 소통이 잘되는 국회가 돼야 한다. 국민과의 소통은 물론이고 행정부, 시민사회와의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 여야 정당 간의 소통뿐만 아니라 소속 의원 간의 소통도 중요하다. 국회는 소통의 주체가 돼야 한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 한미 FTA 비준, 학교 자율화 등도 국회의 각종 상임위가 토론의 주무대가 돼 여과 없이 국민 여론을 수렴해 발전적인 정책 대안을 이끌어내야 한다. 입법권은 국회가 가진 고유 권한이다. 국회는 입법행위를 통해 행정부를 견제하고 또한 정책 수행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런 입법행위는 바로 여야 간 정책 경쟁과 의원들의 의정역량에서 나온다. 18대 국회의원 대부분은 의정 사상 처음으로 소속 정당에 총선 후보공천 신청 때 매니페스토 방식에 의한 의정활동 계획서를 제출했다. 의정활동 계획서를 꼼꼼히 다시 살펴 이를 실행에 옮김으로써 생산적인 국회로 이끌어야 한다. 4년 후에는 마땅히 이를 토대로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국회성공 시대는 국민성공 시대를 의미한다. 지금과 같이 국회가 국민과는 물론 여야 간에도 말길이 막혀 의정활동에 실패한다면 국민성공 시대는 기대하기 어렵다. 국회가 성공해야 국민이 성공한다. - 세계일보 2008.05.27 기고-
92
작성자
구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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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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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올림픽후 100달러선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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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로 우리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고유가 행진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등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석유문제 전문가이자 국내 '에너지경제학' 박사 1호인 아주대 최기련(60) 교수로부터 최근의 석유파동 원인과 전망 등을 들어 봤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지금의 고유가 현상은 위기인가. -지난해까지 고유가시대였다면 올초부터는 석유위기시대로 봐야 한다. 그동안에는 산업기술혁신에 따른 생산성 제고 유지, 세계 경제의 유동성 장세, 세계 금융의 질서 확보 등으로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올초부터는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 후유증 등 금융위기와 함께 고유가가 글로벌 불황을 몰고 오고 있다. 특히 작금의 사태를 석유위기로 보는 데는 두가지 측면이 있다. 가격상승 및 기간(duration)의 문제다. 지금의 고유가는 2차 오일쇼크가 있었던 1979년도와 실질가격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거의 비슷하다. 그리고 1차(1973년)와 2차 때는 상승 기간이 6개월 정도였는데, 지금의 고유가는 2003년초부터 5년간 지속되고 있다. ▶그러면 이번 석유위기를 3차 오일쇼크라고 해야 하나. -차원이 다른 얘기다.1,2차때는 전쟁으로 인한 공급부족이 원인이었다. 지금은 석유수요의 폭발적 증가가 주된 원인이다. 항간에는 고유가의 원인을 달러화 약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의 인위적인 공급 왜곡, 변동성을 노린 투기거래 등에서 찾고 있지만 이는 변명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가 유가 예측을 제대로 못한다. 언론이나 공개된 정보 등을 챙기는 게 전부다. 공개된 유가 정보는 의도된 오류를 포함하고 있다. ▶머지 않아 유가 200달러 시대가 될 것이란 얘기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앞으로 7월이 고비라고 본다. 최대 소비처인 미국의 휴가철이 7월이고 8월초에는 중국의 올림픽대회가 있다. 이 고비를 넘기면 수요는 줄어들어 100∼110달러 선에서 유지될 것으로 본다.200달러 시대는 너무 성급한 판단이다. 정말 200달러가 된다면 글로벌 리세션(세계경기 침체)으로 산유국들도 힘들게 된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유가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 누가 덜 틀리느냐는 문제일 뿐이다. 다만 석유 소비량과 공급량 등의 추이를 보면서 장기적인 대책을 세우는 것은 가능하다. 지구촌의 하루 석유 소비량은 8900만배럴이고, 한계 생산량은 1억 배럴이다. 이를 감안하면 장기 대책에 대한 답이 나온다. 우리나라도 자원외교에 나서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 중국 등은 90년대말부터 2000년 초까지 석유값이 안정될 때 중앙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을 통해 석유자원을 이미 확보해 뒀다. 우리나라도 수십조원에 이르는 유류세를 적절히 활용해 자원확보에 투입해야 한다. - 서울신문 2008.05.26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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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자영
작성일
2008-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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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위기’ 최악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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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섰다. 본격적으로 석유 위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 5년간 고유가는 지속됐지만 석유 위기는 없었다. 위기는 급격한 가격과 수급 여건 변동이 동반돼야 한다. 그렇지만 그동안 중대한 수급 차질은 없었기 때문에 학자들은 ‘석유 위기’란 말을 자제해 왔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하지만 지난 한 달간 국제 석유 시장 움직임은 ‘위기’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평균 70달러 수준이었던 유가는 지금 130달러를 넘었다. 올해 들어서만 70% 이상 올랐다. 유가 상승 충격은 최악의 위기라던 1973년의 경우에 근접하고 있다. 여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거부, 일부 산유국의 정정 불안 등 국제 정세에 따라 세계 원유 생산 여유량도 적정 수준의 절반 이하인 200만 배럴로 떨어졌다. 시장 급변 가능성이 더욱 커진 것이다. 이것이 석유 위기 도래의 첫째 증거다. 둘째 증거는 가격 결정에서 ‘시장의 힘’이 한계를 보인다는 것이다. 지난달 미국 원유 및 천연가스 재고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OECD 국가의 석유 수요량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지난달 이후 유가 상승 폭은 더 커지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비(非)OECD국가의 석유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석유 시장 주도권이 신생 시장으로 넘어갔다는 뜻이다.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신생 시장으로 넘어간 주도권 탓에 시장 예측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 마지막 증거는 불황과 물가 상승이 동시에 오는 스태그플레이션이다. 100달러가 넘는 고유가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 경기가 심각하게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 석유 위기가 초래한 후유증이 스태그플레이션이었다. 지난 5년간 누적된 고유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국제 금융 위기와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악재가 산재한 지금이 바로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이다. 이제 우리는 스태그플레이션, 달러화 가치 하락, 자원 민족주의, 유가 추가 상승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에너지-경제 구조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모든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 무리한 에너지 투자 확대, 불확실한 기술 혁신, 막연한 해외 투자에만 기대기에는 현재의 고유가 상황은 너무나 시급한 문제다. - 중앙일보 2008.05.23 기고-
88
작성자
구자영
작성일
2008-07-22
34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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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석유 위기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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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는 이제 배럴당 130달러대를 넘어 200달러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의 공식적 언급과 세계적 투자자문사인 골드먼삭스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본격적 석유 위기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경제학의 논리에 의하면 지난 5년간 고유가 시대가 지속되었지만 석유 위기는 없었다. 위기란 단기간 내 가격과 수급 여건이 급격히 변동하면서 경제사회의 건전 성장에 왜곡을 동반해야 한다. 지난 5년간 중대한 수급 차질은 없었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그래서 관련 학자들은 ‘석유 위기’라는 단어의 사용을 자제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특히 지난 1개월간 국제석유시장 움직임을 보면 더욱 그렇다. 2005년 배럴당 50달러, 2006년 60달러, 2007년 70달러 수준을 보여온 OPEC 평균유가는 지금 120달러 수준에 있다. 이는 지난 16개월간 150% 이상, 올 들어 70%, 지난 한 달간 20% 이상 오른 셈이다. 공급 쇼크가 없는 상황에서 가격상승폭은 1970년대의 위기와 갈수록 비슷해지고 있다. 단기 유가 상승의 충격은 이미 90년 상황을 넘어 최악의 위기라던 73년 상황에 근접하고 있다. 여기다 OPEC의 증산 거부, 일부 산유국의 정정 불안 등으로 세계 원유 생산의 여유분이 적정 수준의 절반 이하인 200만 배럴 수준에 달해 시장의 급변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것이 석유 위기 도래의 첫 번째 증거다. 두 번째는 ‘시장의 힘’이 가격 결정 과정에서 한계를 보인다는 점이다. 지난달부터 미국의 원유 및 천연가스 재고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4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석유수요량이 3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선진국 시장에서는 ‘가격 기능’이 시장의 힘으로 작용하기 시작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난달 이후 석유 가격은 종전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근본적으로 중국을 비롯한 비OECD 국가들의 올해 석유 수요가 3.7%(하루 13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실물자산 선호 현상과 투기수요 지속 등 기존 강세 요인들의 영향력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세계석유시장의 주도권은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신생 시장으로 넘어갔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여기에 자원민족주의가 가세하면 석유시장의 실패는 당연한 것으로 봐야 한다. 만성적으로 석유 위기가 지속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그 한 예가 2016년 12월 인도 선물가격이 12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시장이 향후 8년간 고유가가 지속될 가능성을 수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본격적인 석유 위기의 또 다른 증거는 불황과 고물가 현상이 동시에 오는 스태그플레이션이다. 이론상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고유가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심각한 경기 둔화의 가능성이 크다. 과거 석유위기의 궁극적 후유증은 스태그플레이션이었다. 지난해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의 국제 금융위기와 글로벌 원자재 가격 인상 추세 등을 고려할 때 지금이 바로 위기 발생 초기단계다. 이와 함께 고유가 사태는 세계경제 질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소지가 있다. 산유국들은 석유 고갈 이후를 대비하면서 미국 등 선진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과거 석유 위기 후유증을 줄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오일달러 환류 효과를 이제는 기대할 수 없다. 여기에다 자원민족주의로 석유 등 천연자원의 가치평가체계가 근본적으로 개편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제는 스태그플레이션-달러화 가치 하락-자원민족주의 고조-유가 추가상승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자원 보유국과 선진국 간의 담합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에 대한 세심한 분석도 필요하다. 지금 시행 가능한 대책만이 최선의 대책이다. - 중앙일보 2008.05.22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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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자영
작성일
2008-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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